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힙지로의 시작
지하철역에서 시작하는 뚜벅이 골목 탐방
요즘 바람도 솔솔 불고 야외에서 돌아다니기 딱 좋은 날씨잖아요. 드디어 SNS에서 핫하다는 힙지로 골목에 다녀왔습니다. 맨날 사진으로만 보면서 꼭 가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었는데, 지난주 퇴근하자마자 친구랑 급 번개로 뭉쳐서 다녀왔네요.
저희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을지로3가역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 퇴근 시간대라 지하철에 사람이 정말 많았지만, 역에서 내리자마자 펼쳐지는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 덕분에 피로가 싹 가시는 기분이었어요. 1번 출구로 나오니 오래된 건물들과 노포 간판들이 반겨주더라고요.

출구 바로 옆으로 세월의 깊이가 묻어나는 황태해장국 간판을 비롯해 낡은 상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현대적인 빌딩들 사이에 이런 예스러운 골목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본격적인 탐방 전부터 설레기 시작했음.
세월의 내공이 느껴지는 을지로 노포 미식
숯불 향 가득한 백탄 뼈구이와 백골뱅이탕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미리 알아둔 을지 백탄 뼈구이로 향했습니다. 을지로3가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딱 5분 정도 걸리는 위치라 뚜벅이들에게 접근성이 아주 훌륭하더라고요. 외관부터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노포의 포스가 제대로 느껴졌습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붉은색 타일과 거친 흰 벽면이 대비를 이루는 힙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벽에는 붓글씨로 적힌 메뉴판이 붙어 있었는데, 저희는 백탄뼈국밥(13,000원)과 감자전(14,000원)을 주문했어요. 가격대는 을지로 물가 치고 무난한 편이었음.

테이블에는 소자 기준 38,000원부터 시작하는 백골뱅이탕 메뉴판도 놓여 있었는데, 다음에는 그것도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식기류가 깔끔하게 세팅되어 있어서 노포치고는 위생 상태가 꽤 괜찮아 보여 마음에 들더라고요.

다만 매장 내부가 생각보다 협소해서 테이블 간격이 너무 좁았습니다. 옆 테이블 대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려서 조용히 식사하기는 어려웠고, 화장실이 건물 외부에 있어서 이용하기가 조금 불편했네요. 맛은 있었지만 이런 부분은 감안하셔야 할 듯합니다.


그래도 뼈구이의 숯불 향이 워낙 강렬하고 고기가 부드러워서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친구도 한 입 먹자마자 감탄을 금치 못하더라고요.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기분이 다시 좋아져서 다음 코스인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아날로그 감성 가득한 레트로 카페
신문지 벽지와 푸른 수조가 자아내는 묘한 분위기
식사를 마치고 커피 한잔하며 쉬어갈 겸, 요즘 SNS에서 독특한 콘셉트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레트로 카페를 찾아갔습니다. 뼈구이 집에서 골목길을 따라 도보로 7분 정도 걸어가니 낡은 건물 2층에 숨겨진 아지트 같은 공간이 나타나더라고요.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사방을 가득 채운 신문지 벽지와 천장, 그리고 중앙에서 푸른빛을 뿜어내는 대형 수조가 시선을 압도했습니다. 수조 안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노란 물고기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으니 묘하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었음.



전체적으로 어두운 원목 가구와 은은한 주황빛 스탠드 조명이 조화를 이루어 아늑한 다락방 같은 느낌을 자아내더라고요. 테이블마다 놓인 미니 스탠드 덕분에 은은한 분위기 속에서 친구와 도란도란 밀린 이야기를 나누기에 아주 제격이었습니다.

다만 여기도 인기가 많은 곳이라 그런지 주말이나 피크 타임에는 웨이팅이 꽤 길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는 다행히 평일 애매한 시간에 방문해서 바로 자리를 잡았지만, 공간이 좁아 만석일 때는 다소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래도 을지로 특유의 힙하고 아날로그적인 무드를 온전히 느끼기에는 이만한 공간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그니처 음료 가격은 6,500원 선으로 가성비가 훌륭하다고 하긴 어렵지만, 독보적인 인테리어와 분위기 값이라고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할 만한 수준이었음.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을지로의 밤
대림상가 보행 데크에서 바라본 도심 야경
카페에서 나와 소화도 시킬 겸 대림상가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도보로 약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밤이 되니 을지로의 골목길들이 낮과는 전혀 다른 매력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상가 3층에 조성된 보행 데크로 올라가니 탁 트인 야경이 펼쳐졌습니다.

하얀 외벽의 상가 건물과 세련된 유리 엘리베이터 사이로 은은한 전구색 조명이 켜져 있어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낡은 실외기들과 초록색 화분들이 어우러진 모습이 차가운 도심 속에서 묘한 생동감을 전해주더라고요. 가볍게 산책하며 사진 남기기 딱 좋음.

보행교 위에서 내려다본 을지로 일대의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충무로역 방향으로 길게 늘어선 차량들의 붉은 불빛과 가로등 조명을 받아 노랗게 빛나는 은행나무들이 어우러져 역동적이면서도 낭만적인 밤의 정취를 고스란히 보여주더라고요.
멀리 보이는 세련된 현대식 빌딩들과 발밑의 낡은 골목길이 대비를 이루는 모습에서 을지로의 독특한 정체성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 대중교통 접근성도 좋고 입장료도 따로 없는 이런 멋진 전망 공간이 도심 한복판에 있다는 게 뚜벅이 여행러로서 참 감사한 일이었음.

내려오는 길에 우연히 마주친 타코 전문점 올디스타코 앞은 늦은 밤임에도 야외 좌석까지 사람들로 꽉 차 있었습니다. 노란색 원형 간판과 붉은 네온사인이 골목을 화려하게 밝히고 있었는데, 이국적인 레트로 감성이 물씬 풍겨서 다음엔 꼭 들러보기로 다짐했네요.
힙지로의 하이라이트 노가리 골목
만선호프에서 즐기는 시원한 생맥주와 노가리
을지로 여행의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그 유명한 을지로 노가리골목으로 향했습니다. 대림상가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걸어가니 벌써부터 멀리서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활기찬 목소리와 열기가 골목 가득히 울려 퍼지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골목 안으로 들어서니 커다란 노란색 간판의 만선호프를 중심으로 야외 테이블에 수많은 사람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었습니다. 파란색과 빨간색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시원한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저절로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하더라고요ㅋㅋ



저희는 운 좋게 야외 광장 쪽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는데, 머리 위를 가득 수놓은 흰색 꼬마전구들이 마치 은하수처럼 펼쳐져 있어서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낭만적인 포장마차 감성 속에서 시원한 생맥주(4,500원)와 노가리(2,000원)를 주문해 하루의 피로를 풀었음.

다만 노가리골목의 명성답게 사람이 너무 많아서 주문 한 번 하려면 직원을 부르기가 하늘의 별 태기였습니다. 벨도 없고 워낙 시끄러워서 목소리를 크게 내야 겨우 주문이 가능했네요. 조용하고 쾌적한 분위기를 선호하시는 분들에게는 다소 기가 빨리는 공간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야외에서 선선한 밤바람을 맞으며 마시는 생맥주의 청량함과 쫄깃한 노가리의 조합은 가성비를 생각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특유의 북적이고 정겨운 분위기야말로 을지로를 다시 찾게 만드는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을지로 여행 경비 정리
2인 기준 당일치기 지출 내역
을지로 뚜벅이 여행을 마치며
하루 동안 느낀 힙지로의 매력 총평
지하철역에서 내려 도보로 모든 명소를 이동할 수 있는 을지로는 뚜벅이 여행러들에게 최적의 코스였습니다. 🗺️ 과거의 낡은 흔적 위에 젊은 세대의 감성이 더해져 만들어진 독특한 문화는 언제 방문해도 늘 새로운 영감과 즐거움을 주는 것 같더라고요.
이번에 다녀온 백탄 뼈구이의 깊은 맛과 레트로 카페의 묘한 분위기, 그리고 대림상가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야경까지 무엇 하나 버릴 것 없는 알찬 하루였습니다. 다음에는 오늘 아쉽게 패스했던 올디스타코에 들러 타코에 맥주 한잔하는 코스로 다시 한번 찾아오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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